직장인보고서
AI가 쓴 지원서를 AI가 평가한다, 달라진 독일 채용시장 – 구직자도 기업도 AI 적극 활용
BY gupp2026-09-14 10:27:54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취업 준비와 채용 과정 모두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원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듬는 데 AI를 활용하고, 기업 역시 지원서 검토와 채용공고 작성에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양쪽 모두 AI를 활용하면서 지원서의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정작 지원자의 개성과 실제 역량을 파악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인재 채용 컨설팅 기업 마이클 페이지(Michael Page)의 ‘Talent Trends 2026’ 조사에서는 독일 구직자의 67%가 지원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구직자 67%,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AI 활용
마이클 페이지의 발표에 따르면 독일 구직자의 67%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이력서를 개선하거나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자신의 경력과 강점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원서는 이전보다 문법적으로 정확하고 보기 좋으며, 지원하는 직무에 맞춰 정교하게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지원서의 형식적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지원자의 실제 동기나 업무 방식, 직무 적합성까지 더 정확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AI가 표현을 다듬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문체와 경험을 설명하는 방식이 비슷해지고, 결과적으로 여러 지원서가 전문적으로 보이지만 서로 매우 유사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55%가 채용 과정에서 AI 사용
AI를 활용하는 것은 지원자만이 아닙니다. 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업의 55%가 채용 과정에서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AI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분야는 채용공고 작성과 개선, 지원서 검토, 지원자 프로필 비교 등입니다. 이미 채용에 AI를 사용하는 기업 가운데 79%는 채용공고 작성과 개선 과정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58%는 지원자의 이력서를 검토하거나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AI의 장점을 체감했다고 밝혔습니다.
AI를 활용하면 많은 지원서를 빠르게 검토하고 채용 절차를 체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 역시 AI로 서류를 최적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으로는 개인의 실제 역량을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AI가 쓴 지원서를 AI가 다시 평가하는 구조
마이클 페이지 독일법인의 미하엘 바이어(Michael Baier) 대표는 현재 채용시장에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원자가 AI로 지원서를 완벽하게 만들고, 기업은 다시 AI를 이용해 그 지원서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겉으로는 매우 효율적인 절차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이어는 결국 기업이 확인해야 할 핵심은 “이 지원서 뒤에 실제로 어떤 사람이 있는가”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업 57% “AI 사용 여부 알아볼 수 있다”
기업들도 지원자의 AI 활용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57%는 지원서에서 AI 사용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약 3분의 1은 AI가 사용됐는지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페이지는 문제의 핵심이 지원자가 AI를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AI를 활용하면서 개인의 개성과 사고방식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자기소개서에 담긴 개인적인 표현이나 자신의 경력을 설명하는 방식이 AI를 거치면서 매끄럽게 정리되면 지원서의 품질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지원자의 문체와 표현이 비슷해져 실제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AI 사용 자체를 불이익으로 봐서는 안 돼
기업 내부에서는 AI 사용을 오히려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독일 기업의 72%는 직원들에게 AI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으며, 73%는 생성형 AI 관련 교육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능력 자체가 업무 역량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이어는 지원자가 AI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채용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전문적으로 작성된 지원서와 지원자의 실제 역량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완벽한 지원서보다 실제 역량 확인이 중요해져
생성형 AI는 앞으로도 취업 지원과 채용 과정에서 계속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조사 응답자의 63%가 일상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유럽 평균인 60%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지원자의 AI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서류심사를 넘어 실제 역량과 동기, 조직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채용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마이클 페이지는 설명했습니다. 구조화된 면접이나 실제 업무 과제, 현실적인 직무 과제를 활용하면 지원서가 AI로 비슷하게 다듬어졌더라도 지원자의 실질적인 능력과 업무 방식을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