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보고서
대학 졸업장이 있어도 취업이 안 된다
BY gupp2026-05-11 11:32:26
0450

AI가 바꾸는 채용 기준, 학력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 고학력자들 일자리 찾기 '발등의 불'

 

숙련된 전문 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장을 가진 고학력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채용 시장의 요구 조건이 인공지능(AI)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반면, 기업과 교육 기관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 PanuShot / shutterstock

 

 

 

 

"수십 통의 지원서에 돌아온 건 거절뿐"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바인슈타트에 위치한 재즈클럽 '알터 콘라트'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보리스 하르트만 씨. 로봇공학, 소프트웨어 및 제품 개발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인 그는 현재 무려 1년째 취업 활동 중입니다.

 

"처음 지원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낙담하기 시작했습니다. 답변이 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고, 돌아온 답변은 어김없이 단호한 거절뿐이었으니까요."

 

타게스샤우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59세인 하르트만 씨는 2025년 2월, 슈투트가르트 인근에서 다니던 IT 기업으로부터 경영 악화와 구조조정을 이유로 계약 종료를 통보받았습니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는 실업급여와 개인 저축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AI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다

 

하르트만 씨는 자신의 나이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지원자에게 인공지능(AI) 활용 경험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는데, 그 부분에서 충분한 경력을 내보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루트비히스하펜 경제사회대학교의 유타 룸프 교수는 노동 트렌드를 연구하는 전문가로서, 지난 12개월 사이 수많은 직종에서 요구 역량과 자격 요건이 급격히 변화했다고 분석합니다.

 

"기업들은 현재의 경기침체와 각종 위기 상황으로 인해 훨씬 더 신중해졌습니다. 딱 맞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를 채용하느니, 아예 채용 자체를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거죠."

 

 

 

 

일자리는 있는데, 맞는 사람이 없다

 

독일경제연구소(IW)의 디르크 베르너는 이러한 불일치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들은 여전히 인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들이 채용하고 싶어도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한 빈 일자리가 약 37만 개에 달합니다."

 

 

 

고졸+자격증 보유자보다 낮아진 대졸자 취업 가능성

 

IW의 연구에 따르면, 구직자의 취업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일자리 초과 비율'은 2022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직업 훈련을 받은 근로자나 마이스터 자격증 등 추가 자격을 갖춘 이들도 이 수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대학 졸업자의 경우 하락 속도가 훨씬 더 빠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관련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대학 졸업자의 취업 가능성이 직업 훈련 후 추가 자격을 갖춘 사람보다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

 

 

 

 

"AI 개발자를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어요"

 

아헨에 위치한 '그뤼 소프트웨어 그룹'의 올리버 그뤼 대표는 AI를 다룰 수 있는 개발자를 몇 달째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임자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이미 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독일 중소 IT 기업들도 이 흐름에 올라타지 않으면 언젠가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그는 결국 채용 기준 자체를 완화하기로 결정했고, 사내 AI 교육 프로그램 도입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1~2년 안에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 분명합니다. 솔직히 말해 현재 최신 분야에서의 전문 인력 양성이 너무 더디고 느립니다."

 

 

 

 

"대학과 대학교는 반드시 변해야 합니다"

 

노동시장 전문가 룸프 교수는 교육 기관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많은 학과의 교육 과정이 3~5년에 한 번씩 개편되는 반면, AI와 디지털화의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릅니다.

 

"디지털화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사이클이 완전히 다릅니다. 몇 년이 아니라 몇 달 단위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지금까지 너무 느리게 대응해 왔고, 이제라도 빨리 따라잡아야 합니다."

 

IW의 베르너 연구원은 교육 기관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인해 다음 세대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보리스, 이제 핀란드 기업에 눈을 돌리다

 

하르트만 씨는 취업 범위를 해외로까지 넓히기로 했습니다. 현재 그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100%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핀란드의 한 IT 기업입니다. 면접 기회라도 얻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쪽은 아마 채용에 대한 마인드가 좀 다를 수도 있어요. 일단 해보고 어떻게 되는지 보는 거죠."

 

매주 금요일 밤이면 재즈클럽은 관객들로 가득 찹니다. 이날도 프라이부르크에서 올라온 밴드가 무대를 채웠습니다. 하르트만 씨는 음악에 흠뻑 빠져들며 잠시나마 실업의 무게와 압박에서 벗어납니다. 재즈클럽은 그에게 단순한 봉사 활동을 넘어, 지금 이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마지막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 작성: Isaac
  • ⓒ 구텐탁피플(https://gutentagpeopl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독일에서 일자리를 찾는다면, 구텐탁 피플에서 프로필을 등록해 보세요
  • 기사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거나, 추가로 기사로 작성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메일로 문의주세요 (문의 메일: info@gutentagkorea.com)

 

댓글 0 보기
목록보기
구피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