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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가장 행복한 이민자는 누구이고, 그 이유는? 독일 이민자 삶의 만족도 상승, 그러나 나라별 격차 켜
BY gupp2025-10-31 10:55:32
독일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의 행복 수준은 출신 지역, 체류 기간, 언어 능력, 그리고 체류 자격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이는 이민자들은 누구일까요? 최근 독일 연방인구연구소(BiB)가 발표한 "웰빙 모니터(Well-Being Monitor)"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내 이민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집단 간에는 뚜렷한 격차가 존재했습니다.
동유럽 출신 이민자, 가장 행복하다
연구진은 독일 내 20세에서 52세 사이의 3만 명을 대상으로, 최근 이주자와 장기 거주자를 모두 포함해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폴란드와 구소련 국가 등 동유럽 출신 이민자들이 독일 내에서 가장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이는 그룹으로 꼽혔습니다.
응답자의 4명 중 1명이 현재 삶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체 평균(17%)을 훨씬 웃돕니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문화적 유사성, 비교적 수월한 이주 절차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45년 이상 독일에 거주한 장기 이민자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지고 안정된 생활을 할수록 행복감이 커진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아시아·아프리카 출신은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
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은 전반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차별 및 인종차별 경험, 문화적 거리감, 복잡한 난민 절차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난민 그룹 내에서도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차이를 체류 자격의 안정성에서 찾습니다. 시리아 난민은 가족 재결합 허용 등 보호 지위가 높아 삶의 질과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난민, 낮은 만족도
러시아의 침공 이후 독일로 온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이는 그룹 중 하나입니다. 절반 이상이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이는 모국 내 지속되는 전쟁과 독일에 머문 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전반적으로 고령 여성 난민의 외로움이 두드러졌습니다. 다만, 2024년에 비해 만족도는 소폭 상승해 점차 적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의 역설, 2세대 이민자의 행복은 더 낮다
흥미롭게도, 독일에 오래 정착한 1세대 이민자보다 2세대 이민자(이민자 자녀 세대)의 삶의 만족도가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1세대의 22%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2세대에서는 15% 미만이 같은 답을 했습니다. 사회학자 알라딘 엘 마팔라니(Aladin El-Mafaalani)는 이를 통합의 역설(integration paradox)이라 부릅니다. 그는 “통합이 잘 이루어질수록 오히려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민자의 자녀 세대는 사회에 참여하고 변화를 주도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사회의 저항과 배타성에 부딪히며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행복의 핵심 요인: 언어 능력과 안정감
연구 결과, 독일어 실력이 좋을수록 행복감이 높다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가정 내에서 독일어 사용이 적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구를 이끈 카타리나 슈피스(Katharina Spiess) 교수는 “독일에 오래 살수록, 그리고 독일어를 잘할수록 만족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외로 떠난 독일인들은 어떨까?
한편, 독일을 떠나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은 독일 내 거주자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2024년 기준 소수의 독일인(0.4%)만이 해외로 이주했습니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으로 이주한 독일인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따뜻한 기후, 낮은 생활비, 여유로운 삶의 리듬이 꼽혔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모두 독일에 불만을 느껴서가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변화를 찾아 나서는 등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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