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성공기
[구피인터뷰]공군, 요가, 유럽 정책까지, 한국인 최초 DAAD 수상자 박서현의 열정이 이끌어온 세상
BY gupp2025-11-03 11:23:17
11290

이번 구피 인터뷰에서는 독일 학술교류처(DAAD)에서 수여하는 DAAD-Preis 2025 (우수 외국인 학생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박서현님을 초대했습니다. 학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다채롭게 만들어 온 박서현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DAAD 한국인 최초 외국인 학생상 수상식, 수상 소감 발표 (출처: 박서현)

 

 

 

 

구피) 구피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누구보다도 „열정“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와 새로운 힘을 낼 수 있는 에너지는 전달해 주면 좋겠습니다. 우선 간단히 소개를 부탁합니다.

 

 

박서현)  감사합니다. 제게 '열정'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저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학문과 사회 활동을 통해 제 한계를 끊임없이 시험해왔습니다.  특히 20대 후반, 군 복무 시절 낯선 환경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매일을 보냈고, 그 경험이 제 열정을 한층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열정은 저에게 ‘내가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문적 성취를 넘어,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늘 고민하며 움직입니다.  제 에너지가 누군가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꿈꾸는 진정한 열정의 모습입니다.

 

 

 

 

구피) 현재 독일 트리어대학교(Universität Trier)에서 유럽 및 동아시아 거버넌스(European and East Asian Governance) 석사 과정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독일에서 공부하기 전까지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서현)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저는 국제관계를 중심으로 제 시야를 확장해온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한국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하며 세계의 다양한 정치·사회적 구조를 배우고, 프랑스 교환학생으로서 유럽의 정치문화와 사회 시스템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 시기에 저는 ‘다른 문화와 제도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학사 졸업 후에는 대한민국 공군에 학사장교로 입대하여 대위로 4년간 복무했습니다.  군 생활은 제게 책임감과 리더십,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의미를 깊이 새겨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하며, “다름 속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했습니다.

 

전역 후에는 잠시 인도에 머물며 요가강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후 한국과 독일에서 요가 강사로도 활동했습니다.  요가는 저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면의 균형과 에너지의 흐름’을 배우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학문적 탐구와 삶의 방향을 더 깊게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이 되어, 현재의 독일 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구피) 학사 졸업 후 군대 생활 부분이 아주 인상적인데요, 왜 입대 결정을 하셨는지, 그리고 군대 생활을 통해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경험들이 있을까요?

 

 

군복무 당시 ADEX 참가, 프랑스어 통역 장교 역할 수행 (출처: 박서현)

 

 

 

 

 

 

박서현) 국제관계를 전공하면서 저는 ‘국가안보’가 단순히 군사적 개념을 넘어, 한 사회가 국제무대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토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한반도처럼 복잡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나라일수록, 시민 개개인이 탄탄한 국가안보관과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 끝에, 배운 이론을 실제 현장에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학사장교로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공군에는 통역장교 제도가 있어, 통역 및 국제협력 관련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직위가 있다는 점도 제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저는 첫 여성 프랑스어 통역장교로 임관하여 근무하며, 다양한 국제 회의와 VIP 방문 행사에서 통역을 맡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현장에서는 언어 이상의 ‘외교적 감각’과 ‘문화 간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온몸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군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성장의 시기였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법, 그리고 용기 있게 문제를 마주하는 힘을 배웠습니다.  이 경험은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앞으로의 모든 도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링크)

 

 

 

 

구피) 독일 대학원 생활이 궁금합니다. 학업 뿐만 아니라 다양항 활동을 하셨는데요, 학업 외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박서현) 독일에 온 이후 저는 학업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움의 폭’을 넓히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트리어대학교 학생회(AStA)에서 co-speaker로 활동하며 Hochschulpolitik(대학 정책) 부서와 외국인 학생 부서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한 iZ(Internationales Zentrum)에서는 Café International 프로젝트 리더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했습니다.  현재는 같은 기관에서 한국어 강사로도 활동하며 문화와 언어를 나누는 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iZ (International Center)에서 Project Leader로 활동 (당시 Cafe International 프로젝트 리더로 격주마다 독일과 국제학생들을 위한 카페 모임 개최) / 출처: 박서현

 

 

 

그 외에도 Vielfalt+라는 기관에서 Korean Ambassador로 임무를 수행하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제로 한 사회적 캠페인에도 참여했습니다. 학업적으로는 2025년 벨기에에서 개최된 유럽연합 모의정상회의(EuroSim)에 참가했고, 라이덴대학교와 잘란트대학교에서 국제관계·국제법·유럽법을 공부하며 시야를 확장했습니다.  특히 Uni-GR 프로그램을 통해 룩셈부르크대학교에서 유럽의 안보 문제를 깊이 탐구할 수 있었던 경험은 제 전공의 방향성을 더욱 확실히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음악은 제게 큰 활력의 원천입니다.  학교의 Collegium Musicum 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즐겼고, 조지아를 방문해 콘서트를 여는 특별한 경험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경험은 제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곁에서 응원하고 조언해 주신 많은 분들의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한-독 네트워크를 잇는 ADeKo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만난 멘토님들의 도움은 제 학업과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혼자 잘해서가 아니라, 함께 해서 가능했다’는 마음으로 지금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구피) 이렇게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면서도 아주 높은 학점을 유지하셨는데요, 좋은 학점을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박서현) 저는 좋은 학점을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은 ‘흥미와 꾸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유럽 및 동아시아 거버넌스 전공은 제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자, 이미 여러 경험을 통해 몸으로 부딪쳐왔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 수업이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제가 실제로 겪고 느꼈던 일들과 연결되는 ‘생생한 배움의 과정’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genuine한 흥미가 공부를 즐겁게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학점이 단순히 IQ나 천재성의 지표라기보다는, ‘끈기와 성실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매일의 루틴을 얼마나 잘 조직하고, 목표를 향해 얼마나 일관되게 나아가느냐가 결국 성취를 결정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기 초부터 세밀한 일정표를 만들고,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을 시각화하며 스스로를 관리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함보다는 꾸준함이었고, 하루하루를 정성껏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결과가 눈앞에 보이더라고요.

 

결국 성적은 노력의 양보다 ‘방향과 리듬’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 리듬이 바로,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매일 조금씩 나아가려는 마음이었습니다.

 

 

European Parliament (유럽의회) INTA 무역위원회 위원장님과의 조우! University of Trier School Trip 당시 (Jean Monnet Chair) / 출처: 박서현

 

 

 

 

 

 

구피) 현재 논문을 작업하면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데요, 회사 소개와 하는 업무를 설명해 주세요.

 

박서현) 현재 저는 KERC(Korea-EU Research Centre)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한국과 유럽 간의 연구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ERC는 유럽연합의 연구·혁신 프로그램과 한국의 연구기관 및 대학 간 협력을 촉진하는 기관으로, 과학기술과 정책의 교차점에서 양 지역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학문적 지식이 실제 협력과 정책으로 이어질 때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커질 수 있는가’를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클러스터 5(기후, 에너지, 모빌리티 분야) 관련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유럽과 한국의 연구자들을 연결하고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에너지팀의 진행자로서 회의와 워크숍을 주도하는 경험도 했습니다.

 

KERC는 단순히 연구를 지원하는 기관을 넘어,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함께 일하는 분들 모두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따뜻하게 협력해 주시는 분들이라, 저 역시 배우는 게 많습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저에게 단순한 인턴십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학문과 실무가 만나는 현장에서, 제가 그동안 쌓아온 열정과 배움을 실제 협력의 형태로 구현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KERC의 Horizon Europe 네트워킹 연구자 포럼 당시 에너지 부분 진행자로 역할, 함께 일했던 홍종인 교수님과 조권도 박사님과 사진 / 출처: 박서현

 

 

 

 

 

구피) 마지막으로 DAAD-Preis 2025 (우수 외국인 학생상)이 궁금합니다. 이 상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수상자가 결정이 되고, 특별한 혜택이 있을까요?

 

박서현) DAAD-Preis 2025는 독일 학술교류처(DAAD)에서 수여하는 우수 외국인 학생상으로, 학업 성적뿐 아니라 사회적 참여, 국제 교류, 그리고 다문화 협력에 기여한 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각 대학에서 교수님이나 관련 기관의 추천을 받아 후보가 결정되고, 이후 투표 절차를 거쳐 수상자가 선정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이 상에는 1,000유로의 상금이 함께 수여되며, 수상자는 DAAD Alumni 네트워크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향후 박사과정 진학이나 연구 활동을 이어갈 때 이러한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수상은 석사 기간 동안 진심을 다해 노력했던 시간들에 대한 ‘따뜻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실질적 혜택보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DAAD 한국인 최초 외국인 우수 학생상 수상, 총장님과 사진/ 출처: 박서현

 

 

 

 

 

이 상은 저에게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출발선이 되었습니다. 제가 받은 이 기회가 개인적인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한국과 유럽, 그리고 더 넓은 국제 사회에서 의미 있는 협력과 변화를 만들어 가는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구피) 구텐탁 피플인터뷰 당시, 그동안 노력을 통해 이룬 과정을 다른 한인 유학생들에게 공유함으로, 동기부여 및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요, 지금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동료 학생들 중에서 지쳐있거나, 좌절을 경험한 유학생들에게 특별히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을까요?

 

박서현) 저 역시 유학 생활 중에 쉽지 않은 순간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오며 느낀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결국 모든 것을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유학생 분들 중에도 외로움이나 불안함 속에서 흔들리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가’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답 안에는 분명히 다시 일어설 힘이 있습니다.

 

 한국과 독일은 오랜 기간 동안 특별한 관계를 맺어온 나라입니다.  저 역시 그 관계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이곳에서의 경험은 제게 단순한 공부 이상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뛰어나고 잠재력이 큰 분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분이라면 더 많은 것을 이루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잃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자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여정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구피)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경험과 경력, 그리고 학업을 통해서 이제 인생의 다음 스텝은 어느 곳을 목표로 하고 있나요? 그리고 이미 많은 목표를 이루었는데요, 새롭게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박서현) 지금까지의 여정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힘으로 더 넓은 세상 속에서 제 의미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단순히 ‘무엇을 이루는가’보다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 가는가’에 있습니다. 유럽에서 조금 더 제 역할을 탐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곳에서 가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제가 쌓아온 경험과 배움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 또 한국 사회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늘 ‘혼자 걷는 길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길’을 믿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 여정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관계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 인터뷰를 읽고 계신 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계시겠죠.

 

저의 여정을 응원해 주시는 만큼, 저도 여러분의 길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함께 나아가며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는 삶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 작성:isaac
  • ⓒ 구텐탁피플(https://gutentagpeopl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거나, 추가로 기사로 작성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메일로 문의주세요 (문의 메일: info@gutentagkorea.com)

 

 

댓글 0 보기
목록보기
구피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