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보고서
[모젤파파] 동료들과 Fahrgemeinschaft (카풀)
BY gupp2024-09-28 11: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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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부터 독일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였다. 처음부터 쉽게 다가오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다 어느 날 천천히 다가와 의리 있는 친구가 되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직장 생활을 앞두고 어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그들과 친하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을 것이다. 이는 다만 언어의 문제만은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 어떻게 친하게 지내게 되었는지 여러 가지 방법들을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지금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한국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 사람을 직접 경험해 본 동료는 전무했고, 내가 어떤 사람일지 그들은 가늠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이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와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먼저 말을 걸고 다가가야겠구나!

 

독일 어학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배우는 자기소개편을 떠올리며 만나는 동료마다 질문을 퍼부었다. 물론 무례하지않게^^

얼마나 여기서 일했어요? 근처에 살아요? 하면서 질문을 하니 나에게도 질문이 돌아왔다. 나는 xx시내에 살고 있다고 답을 하니 같은 동네에 사는 동료를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Fahrgemeinschaft로 흘러갔다. 출퇴근 시간과 집이 가까운 동료들끼리 카풀을 하는 거다.

 


ⓒ Andrey_Popov / shutterstock

 

보통 대형 회사들은 도시 외곽에 있는 경우도 많고, 가까운 거리도 대중교통으로 다니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알다시피 열차 지연, 대중교통 파업 같은 일은 독일에서 아주 흔하게 일어난다. 이러한 이유로 자차를 구입하게 된다.

지금은 직장 근처로 이사 했지만 그 당시 나의 출퇴근 거리는 편도 35분 정도 걸렸고 대중교통으론 출퇴근이 불가능 했다. 이러한 이유로 나 또한 소형 중고차를 타다 첫 월급을 받은 그 날 새 차를 구입하였다. 그래서 Fahrgemeinschaft라는 말은 아주 흥미로웠고 긍정적으로 들렸다.

 

직장 생활을 하며 모든 직원들과 친하게 알고 지내기란 불가능하다. 2~3명씩, 혹은 같은 팀 동료, 공통점을 가진 동료, 같은 취미를 가진 동료끼리 모인 작은 그룹에 속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업무향상까지 이룬다면 가장 이상적인 직장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슬기로운 직장 생활을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Fahrgemeinschaft에 대해 소개 해보려고 한다.

 

 

Fahrgemeinschaft 방법!

  • 출근 시간에 맞춰 만날 약속 시간을 정한다.
  • 시간 약속을 정확하게 지켜야한다. 서로의 신뢰를 위해서!
  • 운전 할 순번을 정해 번갈아 가며 공평하게 운전한다.
  • 너무 많은 인원보단 2~3명 정도가 적당하다.
  • 휴가, 병가를 내거나 늦잠을 자는 등 함께 못 갈 일이 생길 땐, 미리미리 알려 주어야 한다.

 

Fahrgemeinschaft의 장단점

  • 함께 오고가며 업무 외에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고, 친하게 지낼 수 있다.
  • 매일매일 장시간 운전하는 피로를 덜 수 있다.
  • 유류비를 절약 할 수 있다.
  • 하지만, 퇴근길 약속이 있거나 다른 곳을 방문해야 할 경우 불편이 생긴다.
  • 동료가 늦게 나오거나 펑크를 낼 때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 얌전한 얼굴로 험악하게 운전하는 동료를 만날 수도 있다^^

 

 

글쓴이: 저는 현재 아름다운 모젤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재활병원에서 유일한 한국인 체육전공자/운동치료사로 5년차 일을 하고 있으며, 아내와 딸, 아들 그리고 뱃속의 아기와 함께 천천히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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